현군이었던 신라 5대 파사이사금이 101년 축성한 경주 월성(月城)은 935년 경순왕이 왕건에게 귀부할 때까지 무려 834년간 정궁으로 사용됐던 신라 천년왕국 심장부였다. 그러나 고려 현종 3년(1012년) 경주 읍성이 현재 도심(중부동)에 조성되면서 웅장했던 월성은 폐허로 방치돼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다.

`신라 천년왕성` 경주 월성 발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경주 월성 발굴사업에는 1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건국 이래 최대 발굴프로젝트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오는 30일 경주 대명리조트에서 월성 보존ㆍ정비를 위한 대규모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 개최된 심포지엄이 기초 학술적 자료를 찾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학술대회는 월성 발굴과 복원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은 △월성 조사 현황과 성과 △국내외 도성 유적 조사와 정비 사례 검토 △월성 발굴조사 계획 연구 △월성 정비ㆍ보존 방향 등 주제를 놓고 발표와 토론을 펼치게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월성 정비사업은 1000억원에 달하는 발굴비를 포함해 전체 정비예산이 2700억원을 넘으며, 기간도 20~30년이나 걸리는 대단위 프로젝트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구역을 나눠 단계별로 발굴 작업을 실시하거나, 특정 구역 내에서 발굴이 완료되면 곧바로 그 구역에 대해 복원에 착수하는 등 발굴과 복원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경주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본격적인 발굴 논의에 앞서 최근 레이저를 활용한 물리탐사를 통해 월성 지하에 유구(遺構)가 다량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신라 국력이 신장되는 과정에서 3번 이상 대대적인 건축물 개ㆍ보수를 한 사실도 밝혀냈다.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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