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내일신문의 주간지 미즈엔 에서 저와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집 꾸미고 만드는 재미에 빠진 아빠들 | | 뚝딱뚝딱 아빠는 주말 목수 | | |
| 주 5일제 근무 이후 샐러리맨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졌다. 특히 아빠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집을 손수 고치고 아이 방을 꾸미며 ‘주말 목수’가 되길 자청하는 이들이 눈에 띤다. 손수 무언가를 만든다는 즐거움에 우리 집을 예쁘게 꾸미는 보람까지, DIY 만들기로 주말을 행복하게 보내는 아빠들을 만났다. |
| | Part 1 아빠가 꾸미는 우리 집 러브하우스 | | | | | | | | 평일엔 건축설계사, 주말엔 ‘만들기 대장’
인천시 간석동, 민철이네 집은 토요일 오전부터 시끌벅적하다. 개구쟁이 여섯 살 민철이와 붕어빵 아빠, 귀염둥이 동생 혜준이와 총감독 엄마, 모두 거실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일찌감치 구해놓은 상판에 색을 입힌다. 결혼 초부터 갖고 있던 책장에 맞춰 민철이가 쓸 책상을 만드는 게 오늘의 미션. 신현호 씨(36)네 주말은 언제나 이렇듯 활기가 넘친다. “집이 아파트다 보니 드릴로 구멍 뚫는 소리가 아무래도 신경 쓰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토요일 낮에 몰아서 작업해요.” DIY로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한지 올해로 2년째. 그동안 신씨가 만든 작품은 한두 개가 아니다. 거실 중앙에 자리 잡은 TV장부터 현관 앞 전실로 밀려나있는 주인 없는 개집 그리고 아이 방에 있는 미끄럼틀 달린 침대까지. 특히 미끄럼틀은 아빠와 아이가 함께 타고 내려와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다. 덕분에 아이들은 어딜 가든 “우리 아빠는 만들기 대장”이라고 자랑하고 다닌다. 처음 신씨가 가구 만들기에 재미를 붙이게 된 건 부인 우경아 씨(33)의 제안 때문. “원래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지만, 가구까지 만들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아이템 제안은 부인이, 디자인에서 자재 구입은 남편이 맡아한다. “디자인하는 데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고요. 짜 맞추고 칠하는 건 의외로 금방 끝나요.” 자재는 주로 어떻게 구입하느냐고 묻자, 부인의 대답이 재밌다. 민철이 방 책상을 만들기로 계획한 후 동네 구석구석 탐색에 나섰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부인에게 날아온 문자 메시지. “목표물 발견 ^*^!” 그렇게 책상 상판으로 쓸 목재를 구했단다. DIY를 시작하고 나서는 물건 하나도 함부로 못 버리게 됐다는 부부의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다. DIY를 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이 뭐냐고 묻자 ‘가족 공동의 취미가 생겼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아이들이 페인트칠 한답시고 붓칠 해놓은 걸 수정하느라 더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그래도 공동의 작업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아쉬운 건 아파트에 살다보니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점. “나중에 기회 되면 단독주택으로 이사 가 방도 한 칸 늘려보고 마음껏 작업해 보는 게 소망”이란다. 민철이네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보고만 있어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
| | 우리 집은 아빠의 작은 갤러리 | | | | | | 유빈이 아빠가 만든 시소 | | 유빈이네는 집 전체가 아빠 정상훈 씨(34·경북 경주시)의 갤러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 그네며 시소는 물론이고, 집안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 이모저모 만들어놓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혹시 전에 목공 관련 일을 했는지 물어보니 ‘순수 취미’일 뿐이란다.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한 건 4년쯤 전부터. 목욕탕을 운영하는 그가 목욕탕 보수 작업을 하던 것이 시작이 돼 지금은 전문가 부럽지 않은 솜씨를 뽐낸다. “아빠가 만들어 준 그네가 동네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라는 유빈이(6)는 목욕탕을 찾는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아빠의 작품을 일일이 자랑하고 다니는 아빠 작품의 열혈 팬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연장도 제대로 없었어요. 톱 하나, 드릴 하나가 전부였죠.” 내공이 쌓여갈수록 연장은 업그레이드됐다. 이제는 트럭까지 구입해 경주에서 김해까지 자재를 구입하러 다니는 마니아가 되었다. 그의 블로그 ‘경주 왕림탕 유빈이네 DIY’(blog.paran.com/jungy1)를 보면 정말 이걸 다 직접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주로 저 혼자 작업하지만, 나중에 아이들 좀 자라면 같이 만들고 싶어요.” 그의 말을 듣고 나니 DIY란 단순히 내 집에 필요한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작업을 넘어 그 과정 자체가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끈이 아닐까 싶었다. |
| | PART 2 DIY 마니아들이 찾는 공간 | | DIY가 좋은 사람들의 공동 작업장
뚝딱뚝딱, 드르륵~.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지하 작업실. 몇몇 사람들이 모여 나무를 다듬고 있다. 풍경을 그리는 가구공방(club.cyworld.nate.com)은 회원제로 운영하는 여느 공방과 사뭇 다르다. 무언가 만들고 싶을 때 와서 마음껏 만들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대표 고민경 씨는 “회원제로 해 놓고 일정대로 교육하고 그러면 너무 구속되는 거 같아”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집 근처 공방에 다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아예 이 길로 들어선 케이스. “제가 해보니까 별로 어려운 게 없어요. 장비를 안전하게 다룰 수만 있으면 돼요. 디자인은 자신이 충분히 알아서 할 수 있거든요.” DIY로 가구를 만드는 게 아무리 재미있어도,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다 갖추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주거 여건상, 집에서 작업하는 것이 무리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곳은 그런 사람들이 만들고 싶을 때 언제든지 들어와 장비를 사용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여성이 70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들이 부쩍 늘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홍우 씨(31·송파구 잠실동)는 작업장을 이용한지 2년이 되어 간다. 주로 주말에 들르지만 가끔 퇴근 후 밤 시간을 이용해 공방을 찾기도 한다. “사실, 직접 만든다고 해서 돈이 덜 드는 건 아니에요. 재료비 계산하고 내가 들인 수고를 생각하면 물건을 사는 게 만드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쌀걸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서 벗어날 수가 없답니다.” 여기서 잠깐, DIY 팁 하나를 얻어가자. 이곳 디자이너 이준휘 씨는 DIY로 가구를 제작하고 난 후 페인트보다는 천연염료로 염색할 것을 권한다. “페인트는 나무위에 덧바르는 거지만 염색은 나무에 염료가 스미는 거라 나무 특유의 결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요.” 가격은 페인트보다 다소 비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런 나무의 색감을 유지할 수 있어 더 멋스럽다고 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반드시 냄새가 강한 페인트대신 인체에 무해한 천연염료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
| | DIY 매니아의 천국 B&Q Home | | | | | | | | 지난해 5월 서울 구로동에 처음으로 문을 연 DIY와 홈 인푸르브먼트 전문매장 B&Q Home(www.bnqhome.co.kr). 이곳은 DIY나 집 꾸미기에 관한 모든 재료가 다 갖춰져 있는 원스톱 쇼핑 공간이다. 쇼핑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무료 DIY강좌도 들을 수 있다. DIY강좌를 듣기 위해 일부로 시간을 내는 이들도 많다. 집안 곳곳을 매만지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된 석희성 씨(54·구로구 구로동)도 그런 경우. “전에는 집에 손 봐야 될 곳이 있어도 좀 막막했어요. 재료는 어디서 사야 되는지, 또 내가 과연 할 수 있을지…. 그러다 보면, 그냥 포기하거나 아니면 돈 주고 맡기는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B&Q Home이 집 가까운 곳에 생겨 무척이나 반갑단다. 전문 판매원들이 만드는 방법도 조언해준다. 그래서인지 차츰 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집 단장을 계획하는 아빠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코디네이터 김민 씨에게 듣는 B&Q 활용 노하우 1. 약간의 손질만으로도 감각적인 변신이 가능한 조립 제품이 가장 인기. 조립 제품을 사다가 나만의 방식으로 만드는 재미가 있다. 2. 구입 금액의 총 합계에 따라 차등 할인이 적용되는 총액 할인제를 잘 이용하면 5~35퍼센트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3. 뭘 하고 싶은지 미리 충분히 구상하고 필요한 걸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적어오면 이곳 코디네이터들과 상담을 통해 실속 구매가 가능하다. 4. 요즘은 재료비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드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DIY 강좌를 통해 시공비를 줄이는 것도 알뜰하게 집 단장하는 비결. 강화마루시공, 핸디코드, 벽지 바르기, 타일 붙이기 등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 있는데, 강의 일정과 예약은 B&Q 카페를 통해 할 수 있다.(cafe.naver.com/bandq.cafe) 5. 어린이를 위한 강좌도 한 달에 두 번씩(둘째, 넷째 목요일) 열린다. 주로 4~7세 정도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키즈 클럽과 여름방학 때 열리는 키즈 써머 스쿨이 있다. 키즈클럽은 아이들이 무독성 페인트를 이용해 직접 칠을 해보기도 하고 목재 블록을 이용해 도미노 게임도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 강의로 두 달 정도 대기해야 될 만큼 인기. 전화로 예약할 수 있고 물론 무료다. 키즈 써머스쿨은 아이들이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DIY 강좌로 전 과정을 영어로 강의한다.(문의 02-769-58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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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정 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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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빠의 작은 갤러리 |